본문으로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사용자별 맞춤메뉴

자주찾는 메뉴

추가하기
닫기

간행물·통계

contents area

detail content area

최근 유비저 발생 및 실험실적 진단
  • 작성일2010-04-30
  • 최종수정일2012-08-25
  • 담당부서감염병감시과
  • 연락처043-719-7173

   

 최근 유비저 발생 및 실험실적 진단
Current status and laboratory diagnosis of melioidosis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감염병센터 병원체방어연구과     
    


Ⅰ. 들어가는 말
  버크홀데리아 말레이(Burkholderia mallei)와 버크홀데리아 슈도말레이(Burkholderia pseudomallei)는 진화적으로 아주 가까운 세균들로서 버크홀데리아 말레이는 마비저(馬鼻疽, Glanders disease)라는 병을 일으키며 주로 만성감염(chronic infection)을 통해 숙주인 말 내에서 증식하며 다른 말로 퍼져나가지만 말 이외의 동물에서는 치사율이 높은 급성감염(acute infection)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에 반해, 버크홀데리아 슈도말레이는 동남아시아나 호주 북부와 같은 지역의 풍토병인 유비저(類鼻疽, meloidiosis) 원인균으로 토양 환경에 존재한다. 버크홀데리아 말레이와 버크홀데리아 슈도말레이는 인체에 대한 위해도, 무기로서의 제조 가능성, 무기화되었을 경우의 위험도 등을 고려하여 미국 질병통제센터에 의해 생물테러에 사용이 가능한 병원체인 Catagory B로 지정된 바 있다. 국내에서도 2005년 전염병예방법 개정을 통해 버크홀데리아 말레이와 버크홀데리아 슈도말레이를 32종의 ‘고위험병원체’ 중 하나로 지정, 고시하여 보존, 관리에 대하여 국가 관리를 강화하도록 하였다.  2001년 미국에서 일어난 탄저균 테러에서의 교훈은 생물무기를 이용한 소규모 공격도 현대사회에서는 막대한 사회적 혼란과 경제적 손실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테러에 이용될 수 있는 고위험병원체에 대한 빠르고 정확한 진단방법을 개발하고, 실제로 테러가 발생했을 경우 신속한 대처(e.g. 환자 치료 및 감염확산 예방)를 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버크홀데리아 말레이와 버크홀데리아 슈도말레이는 1, 2차 세계대전과 구소련의 아프가니스탄전쟁 등에서 실제로 생물무기로 사용되었다는 보고가 있다. 버크홀데리아 균을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은 실제로 생물테러 등 생물학적 위해가 발생했을 경우 환자 치료 및 감염 확산 방지 등의 신속한 대응을 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요인일 뿐만 아니라 평상시 동남아시아 등 발생지역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에게 감염될 위험이 높은 전염병에 대한 기본적인 진단법 확립 측면에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에 이 글에서는 버크홀데리아 슈도말레이의 감염증 및 실험실적 진단 과정 등을 소개하고자 한다.

Ⅱ. 몸 말

  유비저는 버크홀데리아 슈도말레이에 의해 일어나는 세균성 전염병으로 임상학적으로나 병리학적으로 마비저와 유사하지만 생태학적으로나 역학적으로는 다르다. 유비저는 열대성 기후, 특히 풍토병이 있는 동남아시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태국, 말레이시아,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와 호주 북부 지역 등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Figure 1)[1]. 유비저를 일으키는 버크홀데리아 슈도말레이는 토양과 물에서 발견되며 에어로졸이나 직접적인 접촉에 의해 대부분 전파된다. 1911년 Whitmore에 의해 Burma Rangoon(현재 미얀마, 랑군)에 사는 사람에게서 이 균이 인체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최초 보고되었고 이에 따라 초기 의학계에서는 이를 “Whitmore’s disease”로 명명하였다[2]. 수 년 동안, 이 균은 Pseudomonas 속으로 분류되었는데 1992년에 Burkholderia 속으로 재분류되었다[3].


(1) 임상 및 병원성
  호기성의 그람음성 간균인 버크홀데리아 슈도말레이균에 감염된 환자들은 폐, 간, 비장(spleen), 신장에서 넓게 퍼진 고름을 가진 패혈증이 나타나는 특징을 보인다. 증상에 따라 급성 또는 국소적 감염(acute or localized infection), 급성 폐 감염(acute pulmonary infection), 급성 혈류감염(acute bloodstream infection), 만성 화농감염(chronic suppurative infection), 불현성 감염(inapparent infection)등으로 분류된다. 잠복 기간(노출과 임상 증상의 출현 사이의 시간)은 아직 분명히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2일에서 수년까지 범위가 될 수 있다. 20년간 잠복감염(latent infection)으로 존재하다가 재발하는 경우도 있다.
  급성, 국소적 감염의 형태는 피부와 부드러운 조직으로 세균이 침범하여 세균 침습부위에 고름이 형성되고 통증을 동반하며 대개의 경우, 결절(nodule)이 나타난다. 피부 상처를 통해 침투하여 다른 장기, 주로 폐, 간, 비장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러한 유비저의 급성 형태는 고열과 전신 근육통을 나타내며, 혈류를 통한 급속한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급성 폐감염의 형태는 가벼운 기관지염(mild bronchitis)이 심각한 폐렴(severe pneumonia)으로 진전될 수 있다. 발병 초기는 고열, 두통, 식욕부진, 전반적인 근육 통증(muscle soreness) 등이 수반되며, 가슴 통증이 일반적이고, 정상적인 가래가 섞인 습성기침(productive cough) 또는 비습성기침(nonproductive cough)이 나타난다.
  급성 혈류감염은 가장 중증의 유형으로, 기저질환으로 HIV, 신부전(renal failure), 알코올중독, 백혈병, 임파종,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서 빈번히 나타나며 패혈성 쇽(septic shock)을 일으킬 수 있다. 증상은 감염 부위에 따라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는 호흡곤란(respiratory distress), 심각한 두통, 고열, 설사와 피부에 농이 찬 병변이 나타나고, 근육 통증, 지각상실(disorientation) 등이 나타난다. 이러한 감염 형태는 일반적으로 짧은 시간 내에 감염되고, 때로는 농양이 전신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만성 화농감염은 몸 전체 기관을 포함하는 감염형태로서 전형적으로 관절(joint), 내장(viscera), 림프절(lymph node), 피부, 뇌, 간, 폐, 뼈, 비장에서 나타난다.
  현재까지 유비저에 대한 백신은 없으며 많은 경우가 적절한 항생제로 치료가 가능하다. 버크홀데리아 슈도말레이는 이미페넴(imipenem), 페니실린(penicillin), 독시사이클린(doxycycline), amoxicillin-clavulanic acid, azlocillin, ceftazidime, ticarcillin-clavulanic acid, ceftriaxone, aztreonam 등에 감수성을 보인다. 그러나 유비저는 사망률이 매우 높은 질환으로 조기의 항생제 치료가 질병의 예후에 중요하다.

(2) 발생 사례
   국내에서 확인된 유비저는 5번의 사례가 있었다.  해외유입 건은 2003년과 2004년에 각각 한 건씩 한국인이 동남아시아 여행 중 감염되어 치료 받은 후 완쾌된 사례이며, 세 번째 사례는 2008년 태국인 근로자로서,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발생한 유비저 사망 사례이다. 네 번째로 2009년 캄보디아 여행 후 발생한 치명적인 유비저 사망사례가 있었으며, 마지막으로 2010년에는 외국에 거주했던 한국인이 귀국하여 병원 응급실로 내원하였다가 7일간 입원 후 사망한 사례로 이는 내국인이 사망한 두 번째 사례이다. 사망자는 말레이시아에서 거주하던 중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증상 발현 후 2주 정도로 시간이 지난 후에 귀국하여 입원 치료를 시작함으로써, 조기 치료시기를 놓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4]. 해외에서는 2004년 싱가포르에서는 57명이 집단 발생하여 21명이 사망하였으며, 2005년 대만에서 16명이 발생하여 6명이 사망한 바 있다.

(3) 실험실 진단
  유비저의 실험실 진단은 Figure 2와 같은 과정을 통해 진행된다. 진단에 필요한 검체는 감염자의 혈액, 객담, 고름 등이 가능하며 검체에 대한 혈액배양 등을 통해 버크홀데리아 슈도말레이를 분리 동정한다.
                                                 
  객담 등의 검체는 양 혈액 한천 배지(SBA)와 MacConkey agar에 직접 도말하여 1일 내지 2일 정도에는 작고 매끈한 집락이 나타나면 이들에 대한 확인 동정 및 생화학적 검사를 수행한다. 특히, 버크홀데리아 슈도말레이는 Wayson 염색액에 의해 양극단염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양 끝 부분이 짙고, 중앙부가 물 빠진 것처럼 엷게 염색되어 안전핀 모양의 형태학적 특성을 나타내게 된다. 유전학적 감별진단으로는 분리균이나 혈액검체를 이용한 multiplex PCR이 사용된다. 버크홀데리아 슈도말레이와 버크홀데리아 말레이 같은 병원성 균을 다른 버크홀데리아 속에 포함되는 비병원성 균과의 유전적으로 감별진단하는데 버크홀데리아 슈도말레이와 버크홀데리아 타일렌덴시스에 공통적 또는 특이적으로 존재하는 MprA 유전자와 DNA 반복서열 등을 활용한다[6].

(4) 관리
  일본에서는 “감염병예방 및 감염증의 환자에 대한 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마비저를 Category 4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으며 싱가포르에서는 감염병법(Infectious Disease Act, 2003)의 First schedule에 유비저를 포함시켜 관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해외 방문자를 중심으로 산발적으로 환자발생 사례가 보고됨에 따라 현 「전염병예방법」에 의해 유비저를 신종전염병으로 간주하여 관리하고 있으나, 2010년 12월에 개정, 시행예정인 「감염병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는 유비저를 지정전염병으로 구체화하여 지정하였으며 이로 인하여 유비저 환자 발생시 보다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Ⅲ. 맺는 말


  버크홀데리아 말레이와 버크홀데리아 슈도말레이는 보건학적으로나 국가안보상 중요한 고위험병원체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세계적으로 많은 연구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신속정확한 진단법 확립 및 진단시스템 구축에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하고, 더 나아가 치료와 백신개발에도 끊임없는 연구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비록 유비저에 대한 비 유행국가이긴 하지만 최근 들어 해외유입가능성이 보고되고 있고 앞으로도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됨에 따라, 유행국가를 여행하거나 체류하는 우리 국민들을 위한 감염 예방 및 관리 조치가 필요할 것이다. 질병관리본부(국립보건연구원 병원체방어연구과)에서는 고위험병원체인 버크홀데리아의 국내 유입 가능성에 대비하고자 2008년에는 국내 유비저 환자로부터 버크홀데리아 균을 확보하여 유전적 특성 분석을 통해 PCR 진단법을 확립한바 있으며, 병원성 인자에 대한 항체개발을 통해 면역학적 진단기법을 확립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자 한다.

Ⅳ. 참고문헌

 1. Currie, BJ et al., 2008. The global distribution of Burkholderia pseudomallei and melioidosis: an update. Trans. Royal Society of Tropical Medicine and
     Hygine. S1-S4.
 2. Whitmore, A. 1913. An account of a glanders-like disease in Rangoon. J. Hyg. 13:1-34.
 3. Yabuuchi, E., Y. Kosako, H. Oyaizu, I. Yano, H. Hotta, Y. Hashimoto, T. Ezaki, and M. Arakawa. 1992. Proposal of Burkholderia gen. nov; and transfer
     of seven species of the Pseudomonas homology group Ⅱ to the new genus, with the type species Burkholderia cepacia(Palleroni and Holmes 1981)
     comb. nov. Microbiol. Immunol. 36:1251-11275.
 4. 주간건강과질병. 2010.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과. 3권 11호: 180.
 5. Sentinel laboratory guidelines for suspected agents of bioterrorism Burkholderia mallei and B. pseudomallei. American Society for Microbiology.
 6. Lee et al., 2005: Lee Ma, Wang D. Yap EH. Detection and differentiation of Burkholderia pseudomallei, Burkholderia mallei and Burkholderia thailandensis
     by multiplex PCR. FEMS Immunology and Medical Micrbiology. 2005; 43(3):413-417.


 

본 공공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본 공공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