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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혈우병의 유병률 및 실태조사
  • 작성일2011-06-03
  • 최종수정일2012-08-24
  • 담당부서감염병감시과
  • 연락처043-719-7173

     

국내 혈우병의 유병률 및 실태조사
A research on Korean hemophilia's prevalence and realities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생명의과학센터 심혈관ㆍ희귀질환과            
박소연           
  


Ⅰ. 들어가는 말
     우리 몸에서 지혈을 담당하는 여러 가지 혈액 응고인자들 중 VIII 인자가 부족하면 혈우병 A, IX 인자가 부족하면 혈우병 B라 명칭하고 있다. 혈우병 A는 폰빌레브란트병(von Willebrand disease) 1)을 제외하면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유전성 혈액 응고 질환으로서, 전체 혈우병의 80-85% 정도를 차지하며 그 발생빈도는 생존 남아 5,000-10,000명당 1명으로 보고된다. 혈우병 B는 더 드물게 발병하여 혈우병 A의 약 1/5 정도로 추산된다. 혈우병 A와 B 모두 성염색체 열성 유전 방식으로 자손에게 전해지므로 혈우병 환자인 아버지에게서 태어난 딸은 모두 보인자가 되며, 어머니가 보인자인 경우 아들의 50%는 혈우병 환자, 딸의 50%는 보인자가 된다. 70%의 혈우병 환자는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나머지 30%의 환자는 돌연변이로 발생한다. 전 세계적으로 약 60만 명의 혈우병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정상인에서 VIII 인자 및 IX 인자의 활성도는 50-150% 정도이며, 혈우병 A와 B는 혈액 검사에서 그 활성도가 감소되어 있다. 응고인자의 활성도에 따라 다시 중증(VIII 인자 또는 IX 인자 활성도 1% 이하), 중등증(인자 활성도 1-5%), 경증(인자 활성도 5-30%), 아정상(인자 활성도 30-50%)으로 분류하며 중등도에 따라 그 증상이 다르다. 예를 들어 중증 혈우병 A 환자의 경우에는 특별한 외상없이도 자연 출혈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어 치료약(VIII 인자 농축물)이 개발되 전에는 뇌출혈 등으로 인하여 평균 연령이 25세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중등도 분포는 혈우병 A는 중증, 중등증, 경증 환자의 빈도가 각각 70%, 15%, 15% 정도, 혈우병 B는 각각 50%, 30%, 20% 정도이다. 출혈의 빈도는 일반적으로 중증 환자의 경우 주 1회, 중등증 환자의 경우 월 1회, 경증 환자의 경우 연 1회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출혈 부위는 관절과 근육이 가장 흔하다. 특히 관절 출혈은 15-25세 사이에 뚜렷해지며, 출혈이 반복될 경우에는 평균 50년 정도 혈우병성 관절병증(hemophilic arthropathy)으로 인한 관절의 구축으로 고통 받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1970년대에 응고인자가 국내 개발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가격으로 인하여 환자 부담이 커 보편화되지 못하였다. 1980년대까지도 혈우병 환자들이 혈장에만 의존하여 관절 구축 등의 후유증이 많았으며, 수혈로 인한 혈행성 바이러스 감염(C형 및 B형 간염 바이러스,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등) 또한 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1988년부터 건강보험 재정에서 혈우병 환자 치료비의 80%를 부담하게 되었으며, 1991년 설립된 한국혈우재단이 2000년까지 10년 동안 나머지 20%의 환자 부담 분을 제공하게 되었다. 그 후 2001년부터 국가의 희귀난치성질환자 의료비 지원 사업이 시작되면서 혈우병 환자의 본인 부담금에 대하여 국가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어 비싼 응고인자 농축물을 비교적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에는 15세 미만이면서 VIII 인자 활성도가 2% 미만인 환자들을 대상으로는 예방요법도 가능하게 되어 새로이 태어나는 중증 혈우병 아기들과 15세 미만의 혈우병 소아들의 삶의 질은 더욱 향상될 전망이다.
  그러나 응고인자 농축물을 사용하게 되면서 인체가 그것을 외부 물질로 인식하여 발생하게 된 항체(inhibitor)로 인한 문제점이 대두되고 있다. 중증 혈우병 A 환자의 경우 항체 발생률은 15-50%(평균 30%)에 이르며, 경증 및 중등증 혈우병 A 환자의 경우에는 3-13%, 중증 혈우병 B 환자의 경우에는 3.9% 정도로 보고된다. 이러한 경우에는 기존의 응고인자 농축물 치료는 효과가 없으며, VIII 인자 및 IX 인자를 우회(bypass)하여 우회약제(bypassing agent)로 지혈을 유도하는 방법을 이용하거나 성공률이 70-80%에 이르는 면역관용요법(immune tolerance induction therapy) 2)을 통해 항체를 없애는 치료를 할 수 있으나 매우 높은 치료비가 필요하게 된다.
  혈우병을 비롯한 선천성 응고인자 결핍증은 희귀난치성 질환 의료비 지원 대상 질환 중 많은 환자 비중을 차지하며, 고가인 치료제 비용 부담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혈우병 A, B는 선천성 응고장애질환의 90%를 차지하며 의료비의 대부분이 건강보험료와 세금으로 충당된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 의료자원의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사용을 위해서는 혈우병을 비롯한 선천성 응고장애질환 환자의 정확한 실태 파악이 요구되고 있다. 이 글은 이러한 필요성에 따라 질병관리본부 심혈관·희귀질환과에서 발주한 학술용역연구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하였다. 


Ⅱ. 몸 말
    국내의 혈우병 환자를 대상으로 질환별 유병률을 조사하기 위해서는 혈우재단에 등록되어 있지 않은 환자들까지 모두 조사할 필요가 있었다. 따라서 대한혈액학회, 대한소아혈액종양학회, 한국혈전지혈학회의 협조를 구하여 전국 각 병의원의 의료진을 대상으로 선천성 응고인자 결핍증으로 진단된 환자들의 자료를 취합하였다. 조사기간은 2010년 2월 8일부터 10월 7일까지였으며, 조사에 응한 병원은 강북삼성병원, 경북대학교병원, 경상대학교병원,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부산대학교병원, 분당차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아주대학교병원, 연세대학교 신촌세브란스병원, 영남대학교병원, 울산대학교병원, 인하대학교병원, 중앙대학교병원, 충북대학교병원, 화순전남대학교병원, 한국혈우재단의원이었다.
  전국 각 병의원에서 취합된 조사 자료는 모두 2,568건(남자 2,301명, 여자 267명)이었다. 이 중 진단명과 검사결과가 일관되지 않거나 진단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232명(남자 130명, 여자 102명)의 자료는 추후에 재검토를 요청하면서 이번 연구대상에서는 제외하였다. 주민등록번호 앞자리와 끝자리 및 거주지로 중복가능성 있는 환자들 237명(남자 224명, 여자 13명)의 환자를 제외한 후 최종적으로 2,099명(남자 1,910명, 여자 189명)을 대상으로 조사 결과를 분석하였다. 총 2,099명 중 VIII 인자 결핍증인 혈우병 A 환자는 1,479명(남자 1447명, 여자 32명)으로 전체의 70.5%를 차지하였고, IX 인자 결핍증인 혈우병 B 환자는 342명(남자 335명, 여자 7명)으로 전체의 16.3%를 차지하여 혈우병 A와 혈우병 B가 전체 선천성 응고인자 결핍증 환자의 86%로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고 있었다. 폰빌레브란트병은 142명(남자 74명, 여자 68명)으로 6.8%를 차지하였고, VII 인자 결핍증이 58명(남자 17명, 여자 41명)으로 2.8%를 차지하였다.
  각 병의원에서 취합한 2,099명과 혈우재단 등록번호 2,180번까지의 환자 자료를 분석하여 중복된 환자를 제외하고 진단명 확인 가능한 2,204명의 환자를 조사 대상으로 유병률을 계산하였다. 2009년 12월 기준 통계청 주민등록인구 자료 대비 전체 선천성 응고인자 결핍증 유병률은 인구 10만 명당 4.4명이었다. 성별에 따른 유병률은 남성 인구 10만 명당 8.0명, 여성 인구 10만 명당 0.8명으로 나타났다. 혈우병 A 유병률은 남성 인구 10만 명당 6.0명, 여성 인구 10만 명당 0.1명이었다. 혈우병 B 유병률은 남성 인구 10만 명당 1.4명이었으며, 여성 환자는 관찰되지 않았다.
  총 2,204명 중 B형 간염에 대한 검사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던 혈액 응고 질환 환자는 모두 1,864명이었으며, 그 중 B형 간염 바이러스 표면항원(HBsAg)이 양성인 B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자는 총 59명, 혈우 A 환자가 그 중 47명, 혈우병 B 환자가 6명으로 90%를 차지하였다(Table 1). 혈우병 A와 혈우병 B 환자 1,706명의 자료를 나이별로 분석한 결과 10세 미만의 환자에서는 B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없었고, 10대의 환자에서도 417명 중 3명만이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어 있었다. 이를 통하여 우리나라 혈우병 A 및 B 환자들 중 1990년도 이후의 출생 환자에서는 B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예방이 일반 인구 수준으로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C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감염 검사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던 혈액 응고 질환 환자 1,820명 중 C형 간염 바이러스 항원(HCV Ab) 양성인 환자는 총 601명이었고, 이중 중합효소 연쇄반응(polymerase chain reaction; PCR) 검사 양성인 환자는 혈우병 A 환자 154명, 혈우병 B 환자 30명이었다. 혈우병 A 및 B 환자 1,680명의 자료를 연령대별로 분석한 결과, B형 간염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20대에서 40대 사이의 환자가 대다수를 차지하였고, 20세 미만의 환자들은 낮은 빈도를 보였다(Table 2). 혈우병 A 환자 52명, 혈우병 B 환자 8명에서 응고인자에 대한 항체(inhibitor)가 측정되었으며, 우회치료제인 훼이바(Faiva)가 가장 많이 투여되었다(Table 3).


  다음으로 국내의 혈우병 환자들의 실태를 조사하기 위하여 2010년 2월 8일부터 2010년 10월 7일까지 진단 당시 나이 및 첫 출혈 증상, 평소 경험하는 주된 출혈 부위,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출혈이 있었는지 유무, 현재 투여하고 있는 약제와 그 만족도, 응고인자 농축물의 투여 방법 및 투여하는 사람, 연평균 결근 및 결석 횟수, 직업, 장애 유무 등에 대하여 혈우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직접 설문조사를 시행하였다.
  환자들은 주로 0세에서 4세 사이에 출혈 증상이 발견되어 병원을 방문하여 혈우병으로 진단되었다(Figure 1). 진단 당시의 첫 출혈증상으로는 다른 아이들에 비하여 멍이 잘 드는 증상이 38.5%로 가장 흔하였으며, 그 다음으로는 관절 출혈(12.3%), 잇몸 출혈(9.5%), 잦은 코피(8.9%) 등이 차지하였으며 그 외에 주사 후 혈종 형성, 근육 출혈, 침습적 시술 후의 출혈, 뇌출혈, 제대 결찰 후의 출혈, 우연히 발견된 경우 등이 있었다. 혈우병 환자의 가장 흔한 출혈 부위는 관절과 근육이었는데, 관절출혈이 근육출혈보다 더 많았다. 관절 출혈 부위 중에서는 발목(우측>좌측), 무릎(우측>좌측), 팔꿈치 순으로 많았다. 근육 출혈 부위 중에서는 허벅지, 팔, 종아리 순으로 출혈이 많았다(Figure 2). 출혈로 인하여 생명이 위독했던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환자는 290명으로 37.2%를 차지하였으며, 그 원인으로는 뇌출혈, 위장관 출혈, 복강내 출혈, 목 안의 출혈 등이 있었다.
                        

  혈우병 A와 혈우병 B 환자에서 그린모노, 애드베이트(혈우병 A 환자)와 베네픽스(혈우병 B 환자)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약제였다(Table 4). 약제를 환자의 연령대별로 구분해보면, 혈우병 A 환자의 경우 20대에서 4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는 혈장제제인 그린모노를 주로 사용하고 있었고, 20대 이하에서는 유전자 재조합 제제인 에드베이트를 주로 사용하는 등 나이에 따른 주요 약제의 비율차이가 있었다. 이에 반해 혈우병 B 환자는 나이에 상관없이 유전자 재조합 제제인 베네픽스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중증 혈우병 환자들이 응고인자 농축물을 투여하는 방법에 대한 조사 결과 예방 및 유지요법이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출혈이 있을 때 투여하는 방법, 시술이나 사고 후에만 투여하는 방법, 운동이나 여행 전에만 투여하는 방법이 있었다(Figure 3). 환자에게 혈우병 약제를 투여하는 시술자에 대하여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집에서 본인 스스로 주사하는 환자가 50%로 가장 많았으며, 가족이 주사하는 경우가 30.3%로 그 다음을 차지하였고, 의료인이 주사하는 경우는 18.6%였다.
                           
  혈우병 A 및 B 환자들 중 출혈로 인해 결석이나 결근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환자는 41.2%이었다. 연평균 결석 또는 결근 횟수는 일 년에 1-5회가 51.2%로 가장 많았고, 6-10회는 19.6%였다. 직업의 종류로는 학생이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무직이 많았으며, 전문직, 사무직, 자영업, 서비스업, 일용직 순이었다. 장애등급을 분석한 결과 장애가 있는 274명은 지체장애가 가장 많았으며, 장애등급으로는 2급과 3급이 많았다(Figure 4).

Ⅲ. 맺는 말


    혈우병 A 및 B는 인종이나 지역의 차이 없이 동일한 빈도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혈우연맹(World Federation of Hemophilia)의 자료에 따르면, 인구 만 명당 혈우병 환자는 미국의 경우 0.5명, 스웨덴 0.69명, 호주 0.7명, 캐나다 0.7명, 아일랜드 0.93명, 영국 1.12명 등으로 보고되고 있다. 1999년 상기 자료에 포함된 우리나라 환자의 자료는 한국혈우재단에 등록된 혈우병 환자의 자료를 통해 한국 혈우병 환자는 인구 10,000명당 0.25명으로 추산되었다. 이 당시 대한민국의 총 인구 대비 혈우병 환자수가 다른 선진국에 못 미치는 이유로 진단이 되지 않고 있는 환자가 많거나, 유전 질환임을 이유로 진단 이후에도 등록을 꺼리거나, 과거 조기 사망률이 높았기 때문으로 생각되었다[4]. 본 연구에서는 혈우병 A 유병률은 남성 인구 10만 명당 6.0명, 여성인구 10만 명당 0.1명, 전체인구 10만 명당 3.1명, 혈우병 B 유병률은 남성 인구 10만 명당 1.4명으로 나타나 1999년에 비하여 혈우병 환자들의 혈우재단 등록 환자 수가 증가하였음을 알 수 있으나, 여전히 선진국에 비하면 그 비율이 낮았다.
  혈우병의 치료는 19세기까지는 특별한 치료가 없이 대증 치료뿐이었으며, 따라서 한 보고에 의하면 90%의 환자가 21세 이전에 사망하였다고 할 정도였다. 우리나라에서는 1970년대에 응고인가 국내 개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가격으로 인하여 환자 부담이 커 보편화되지 못하였으나, 1991년 한국혈우재단의 설립 후 환자 부담 분을 무료로 제공함으로써 자유롭게 사용 가능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서 출혈에 의한 사망과 후유증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또한 단순 혈액제제(냉동혈장) 투여에 의한 혈액관련 바이러스 감염도 감소시켜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었으며, 체계화된 관리로 대다수의 환자를 파악하고 있다.
  미국 혈우병 재단의 의료자문위원회(Medical and Scientific Advisory Council of the National Hemophilia Foundation)와 세계혈우연맹,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에서는 모두 출혈을 막고 만성적인 관절병증을 막기 위한 최선의 방법으로 일 년에 46주 이상 응고 인자를 보충하는 유지 요법을 추천하고 있다[5]. 현재 가장 일반적으로 제안되는 유지 요법의 표준 지침은 25-40 IU/kg의 응고 인자 제제를 혈우병 A 환자의 경우 일주일에 3회, 그리고 혈우병 B 환자의 경우 일주일에 2회 주사하는 것이다. 여러 연구에서 유지 요법은 출혈 시 보충 요법에 비해 혈우병성 관절병증의 발생을 늦추거나 막을 수 있는 것으로 발표하였다.
  유지요법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일차 유지요법은 관절 질환이 나타나기 전 어린 환자들에게 시행하는 방법이고, 이차 유지요법은 관절 이상이 나타난 뒤 더 이상의 손상을 막기 위해 시작하는 방법이다. 1990년대부터, 선진국에서는 혈우병을 가진 어린이들에게 기본 치료로 장기적인 유지 요법을 시행하였다. 수년간의 경험으로 볼 때 이점이 있지만 비싼 비용 때문에 아직 개발도상국에서는 일차 유지 요법이 시행되고 있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만 15세 이하이면서 VIII 인자 혹은 IX 인자가 2% 미만인 혈우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예방요법을 허용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 우리나라의 중증 혈우병 A 및 B 환자들의 응고인자 농축물 투여 방법을 살펴본 결과, 필요시 농축물을 투여하는 방법보다 예방 및 유지요법을 시행하고 있는 환자들이 더 많았으며, 또한 스스로 집에서 농축물을 투여하는 환자들도 많았다. 이런 점을 종합할 때 우리나라의 혈우병 환자 관리는 최근 매우 발전하였으며 환자들의 삶의 질과 수명이 크게 증가할 것임을 추측할 수 있다.
  anco-Johnson 등은 미국에서 전향적, 무작위 대조 임상 시험으로 유지 요법과 출혈시 보충 요법군에서 관절병증의 발생에 대한 결과를 발표하였는데, 예방 및 유지요법을 시행한 환아들의 경우 6년 후 대조군에 비하여 MRI 및 일반 방사선 검사로 평가한 관절 손상 정도가 더 적었다[6].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이에 대한 장기 연구가 없으므로 현재 예방 및 유지요법을 시행하고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장기 추적 관찰을 통한 연구가 필요하다 하겠다.
  농축 응고인자 제제도 B형 간염, C형 간염 등의 감염에 대한 위협으로 고순도 혈장유래 응고인자제제와 유전자재조합 응고인자제제들이 1980년 후반부터 개발되기 시작하였다. 본 연구 결과 역시 유전자 재조합 제제를 이용하고 있는 나이가 어린 혈우병 환아들의 경우 B형 간염, C형 간염에 대한 이환율이 낮게 측정되었다. 그러나 이런 부류의 제제들은 이전 응고인자 제제에 비해 바이러스 안전성은 강화되었으나, 치료비용의 급격한 상승을 가져왔다.
  한편 감염병 외에도 치료용으로 투여한 응고인자제제에 대한 항체가 형성된 환자들이 발생하였는데, 이런 환자들에게는 항체 우회치료제를 투여해야 했다. 이런 항체 우회치료제는 훨씬 고가의 치료비용이 들었다. 이처럼 최근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항체 환자의 치료 및 관리이다. 항체 환자에 대한 의료비용은 일반 혈우병 환자에 비해 훨씬 고가여서 선진국들조차 늘어가는 의료비용을 부담스러워 하는 형편이다. 항체의 발생을 어떻게 미리 알 수 있을 것인가, 어떤 치료제가 효과적인가에 대해 여러 발표들이 있었다[7,8]. 우리나라는 2008년 12월부터 제한적으로 면역관용요법을 허용하였으나, 선진국들의 경우 항체 제거의 결정적 치료로써 면역관용요법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도 항체 발생 혈우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훼이바와 노보세븐과 같은 우회치료제를 이용하고 있었으며, 또한 면역관용요법을 시행한 환자도 조사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혈우병 환자들의 사회적인 어려움은 만연해 있는 상태이다. 정기적인 예방 및 유지요법에도 불구하고 결석이나 결근이 잦으며, 직업군도 무직이 많은 상태이다. 또한 장애등급별로 조사했을 때에도 반복되는 관절 출혈로 인한 것으로 생각되는 지체장애가 흔히 동반되었으며, 출생 당시의 뇌출혈 등으로 인한 지적장애, 뇌병변 등도 드물지 않게 동반되고 있다. 이는 현재까지 예방 및 유지요법을 받지 못하고 출혈이 있을 때에만 힘겹게 치료를 하였던 중장년층 혈우병 환자들이 아직까지도 그 후유증이 남아 생활의 전반에서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 혈우병 환자 관리는 최근 예방 및 유지요법이 허용되는 것을 포함하여 뚜렷한 성과가 있었다. 장년층 혈우병 환자들은 잦은 출혈 증상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영유하고 있으나, 소아들에 대해서는 비교적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음이 나타났다. 향후에도 새로이 태어나는 혈우병 환자들에 대해 꾸준히 주의 깊은 관리가 필요함과 동시에 현재 후유증 및 합병증으로 고통 받고 있는 혈우병 환자들에 대해서도 의료진과 국가의 관심과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1) 폰 빌레브란트인자(vWF)의 양적 혹은 질적 이상으로 지혈이 잘 되지 않는 상염색체 우성질환
2) 혈우병 환자에게 생성된 억제인자(gkdcp)를 제거하기 위해 혈액응고인자를 주입함으로써 면역관용을 유도해 항체를 제거하는 치료방법

Ⅳ. 참고문헌

1. Cohn EJ, Strong LE, Hughes WL, et al. Preparation and properties of serum and plasma proteins; a system for the separation into fractions of the protein and lipoprotein components of biological tissues and fluids. J Am Chem Soc 1946;68:459-75.
2. Pool GP, Hershgold EJ, Pappenhagen AR. High-potency antihaemophilic factor concentrate prepared from cryoglobulin precipitate. Nature 1964;203:312.
3. Triemastra, M, Rosendaal FR, Smit C, Van der Ploeg HM, Briet E. Mortality in patient with hemophilia, changes in a Dutch population from 196 to 1992 and 1973 to 1986. Ann Intern Med 1995;123:823-7.
4. Kim EJ, Lee H. Current status and comprehensive care of Korean hemophiliacs. Korean J Hematol 2000;35:222-32.
5. Berntorp E, Astermark J, Bjorkman S, et al. Consensus perspectives on prophylactic therapy for haemophilia: summary statement. Haemophilia 2003;9:1-4.
6. Manco-Johnson MJ, Abshire TC, Shapiro AD, et al. Prophylaxis versus episodic treatment to prevent joint disease in boys with severe hemophilia. N Engl J Med 2007;357:535-44.
7. Gouw SC, van der Bom JG, Auerswald G, Ettinghausen CE, Tedgard U, van den Berg HM. Recombinant versus plasma-derived factor VIII products and the development of inhibitors in previously untreated patients with severe hemophilia A: the CANAL cohort study. Blood 2007;109:4693-7.
8. Astermark J, Donfield SM, DiMichele DM, Gringeri A, Gilbert SA, Waters J, Berntorp E; FENOC Study Group. A randomized comparison of bypassing agents in hemophilia complicated by an inhibitor: the FEIBA NovoSeven Comparative (FENOC) Study. Blood 2007;109:546-51.
9. Lyseng-Williamson KA, Plosker GL. Recombinant factor VIIa (eptacog alfa): a pharmacoeconomic review of its use in haemophilia in patients with inhibitors to clotting factors VIII or IX. Pharmacoeconomics 2007;25:1007-29.
10. Di Minno MN, Di Minno G, Di Capua M, Cerbone AM, Coppola A. Cost of care of haemophilia with inhibitors. Haemophilia 2010;16:e190-201.

이 글은 경북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소아과학교실 이건수 교수의 질병관리본부 학술용역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요약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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