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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건강과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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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2008-11-28
- 최종수정일2012-08-25
- 담당부서감염병감시과
- 연락처043-719-7173
국내 HIV 유행주의 분자역학적 특성
Molecular epidemiology of HIV in Korea
국립보건연구원 면역병리센터 에이즈종양바이러스팀
Ⅰ. 들어가는 말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uman immunodeficiency virus ; 이하 HIV)는 돌연변이와 재조합 과정을 거치면서 대륙별, 국가별로 유전적으로 다양한 아형(subtype)과 재조합 바이러스가 보고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대부분의 감염인에서 HIV-1이 발견되고 서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는 HIV-2가 나타나고 있다. HIV-1은 염기서열에 따라 M(major), O(outlier), 그리고 N(new, non M/non O) 그룹으로 나뉘며, 이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M 그룹에는 현재까지 10 종류 이상의 주요 아형과[1] 40여종의 재조합형(circulated recombinant form, CRF)이 포함되어 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분리되고 있는 아형은 C, A, B, D, 그리고 CRF01_AE 순이며, 지역적인 분포를 살펴보면 아형 A, D는 동아프리카, A는 서아프리카, C는 남아프리카 지역에서 유행하고 있고, 세네갈, 카메룬, 가봉 지역 등에서는 아형 A의 60-84%가 재조합형인 CRF02_AG로 알려지고 있다(figure 1)[2]. 전 세계 HIV 감염의 50%를 차지하는 아형 C는 인도, 중국에서 유행하고 있으며 태국은 마약사용자에서 B와 CRF-1AE가 유행하고 있고, 미국, 유럽, 호주의 경우, MSM(men who have sex with men)과 IDU(injecting drug use) 집단에서는 아형 B가, 이성간 성접촉자 군에서는 Non B와 재조합 분리주가 유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행주 감시방법의 발전으로 많은 나라에서 재조합 분리주를 보고하고 있어 중국 마약사용자의 B/C, 북베트남과 남아시아의 CRF01_AE, 아르헨티나의 B/F, 그리고 러시아에서는 A/B가 유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이 HIV는 지역적으로 독특한 유행 양상을 나타내는 반면, 다양한 변이를 일으키는 특성에 의해 동일한 사람의 체내에서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점점 더 다양하고 복잡한 유전형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HIV의 다양성은 백신 개발의 가장 큰 장애요인일 뿐만 아니라 HIV 내성주의 발현, 치료 예후 판단을 위해 이용되는 바이러스 양(viral load)의 측정 오류, 그리고 HIV 감염진단에 있어서 새로운 유전자형의 발견으로 인한 항원의 추가 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점과 관련된다. 따라서 대부분의 나라들은 자국의 HIV 유행주의 변화에 대한 유전적 감시 및 분자역학적 특성 연구를 통하여 HIV 감염자 발생 양상과 전파특성 규명 등 다양한 분석에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0년부터 국내에 유입된 HIV의 아형 및 변종 출현에 대한 모니터링을 수행하여, 현재까지 HIV-1은 8종(A, B, C, D, F, G, H, AE), HIV-2는 2종(A, B)을 확인하였고[3], 이 중 HIV-1 아형 B가 최대 유행주로서 다른 나라와 구분되는 고유의 clade를 이루고 있음을 발표한 바 있다[4-8].
본 원고에서는 에이즈 및 성병 실험실 진단사업의 일환으로 수행하고 있는 국내 HIV 유행주의 분자역학적 특성에 대한 분석 결과를 보고함으로써 국내 HIV 유행주 제어에 적합한 AIDS 백신개발을 위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Ⅱ. 몸 말
1. 연구대상 및 방법
질병관리본부에서는 매년 신규로 발견되는 HIV 감염자 중 약 10%에 대하여 HIV env 유전자에 대한 염기서열 정보를 분석하여 국내에서 유행하고 있는 HIV의 특성을 파악하고 있다. 본 원고에서는 1985년부터 2006년 말까지 질병관리본부로 면역검사를 의뢰한 국내 HIV 감염인 중 무작위로 선정한 834명에서 분리된 바이러스 유전자의 특성을 분석하였다.
감염자에서 분리된 게놈(genomic) DNA를 대상으로 유전자증폭기(PCR)를 이용하여 HIV env V1-C5 부위 유전자를 증폭하고, ABI3100 DNA 염기서열분석기(Applied Systems, CA. USA)로 염기서열을 결정하였다. HIV-1 env (V1-C5)에 해당하는 염기서열들은 Lasergene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정렬한 후 아형을 결정하였고, PAUP*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계통학적 유연관계를 분석하였다.
2. 연구결과
연구 대상으로 선정된 834명에 대한 연령 및 성별 분포와 감염 경로 등을 조사, 분석하였다. 대상군에서 남성(653명)과 여성(181명)의 성비는 약 3대 1이었으며 이들에 대한 HIV-1 env 유전자 분석 결과, 전체적인 아형의 분포는 HIV-1 아형 B가 680주(81.5%)로 가장 많았으며, 아형 A와 AE가 각각 63주(7.6%), 54주(6.5%) 그리고 아형 G, C, D가 각각 23주(2.8%), 10주(1.2%), 2주(0.2%) 그리고 아형 H, F가 각 1주씩 이었다(figure 2). 대상군의 연령별 분포에서는 30-39세의 감염자가 가장 많았으며, 국내의 주된 HIV 전파경로는 동성 또는 이성간의 성 접촉에 이어 수혈 감염 및 수직 감염 순으로 나타났다.
아형 B와 non-B의 분포를 성별, 감염 경로 및 장소에 따라 분류해 보았다(Table 1). 남성의 경우, 성 행태에 있어서는 동성간 성 접촉(276명)과 이성간 성 접촉(264명)이 약 1대 1로 유사한 분포를 나타내고 있었으며, 특히 동성간 성 접촉에 의한 감염자에서는 아형 B의 비율이 99.3%로 가장 우세하였다. 여성에서는 이성간 성 접촉(164명)이 주된 전파 경로이며 아형 B와 non-B의 비율은 1.1대 1로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non-B의 비율이 높았다. 이러한 아형 B와 non-B의 비율을 감염 시기에 따라 분류한 결과, 남성에서는 1991년 이후 아형 B의 비율이 크게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으며, 이와 다르게 여성에서는 non-B의 비율이 서서히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 아형 분포에 있어서 성별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감염시기에 따른 아형의 변화 양상에 대해 좀더 자세히 살펴보기 위하여 모든 아형의 성별 분포를 감염시기별로 분류하여 보았다(Table 2). Non-B 아형 중에는 A, E, G 아형이 남성과 여성 모두에서 가장 많은 분포를 이루고 있었으며, 여성의 경우 non-B의 비율, 특히 A와 G가 차지하는 비율이 점차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본 분석을 통해 국내 HIV-1의 최대 유행주로 확인된 아형 B에 대한 진화적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국내 HIV-1 아형 B 분리주와 외국 분리주의 env 유전자를 대상으로 계통학적 유연관계를 살펴보았다. 국내 HIV 감염자의 약 80%를 차지하는 아형 B 분리주 중 560주와 외국의 아형 B 분리주 17개를 비교 분석한 결과, 국내 분리주의 대다수가 외국 분리주와는 구분되는 독자적인 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같은 아형 B라 할지라도 국내 분리주들이 외국 분리주와는 계통학적으로 분리되는 독특한 Korean clade B를 형성하면서 진화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Ⅲ. 맺음말
본 연구는 국내에 유입된 HIV에 대한 유전자 감시를 통하여 유행주의 분자역학적 변화를 연도별로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국내에 유입된 HIV의 주된 전파경로가 성적 접촉이며, 남성 감염자군에서 아형 B가 차지하는 비율이 점차로 증가되고 있고, 아형 B가 최대 유행주로서 외국의 아형 B와는 구분되는 Korean clade B를 최근까지 유지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와 같은 HIV 유행주에 대한 유전적 변이 연구의 궁극적 목적은 유입된 HIV 아형 및 변종 출현에 대한 모니터링을 수행함으로써 HIV 전파 최소화를 위한 국가적 예방정책을 수립하는 데 있다고 볼 수 있다[9,10]. 그리고 더 나아가 특정 지역 내의 아형 분포를 고려하여 아형간 전파율이나 바이러스 변이에 따른 질병 진전 속도의 차이 등에 대한 연구를 통해 HIV 유행주에 적합한 대응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데 있다.
그러나 지역 또는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HIV의 유전자 연구는 숙주의 면역체계나 사회경제적 여건 등 여러 인자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그 진화 특성을 분석하고 변화 양상을 예측하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그러므로 HIV가 서로 다른 숙주를 통해 변화하고, 선택적으로 진화하는 과정을 예측하여 HIV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집단수준의 바이러스 유전자 연구와 함께 숙주의 유전적 특성을 고려한 연구가 필요하다. 즉, 전파경로가 동일한 역학적 집단이나 숙주의 인종적 배경을 고려한 개체수준의 HIV 유전자 연구가 병행될 수 있다면 집단 내의 HIV 다양성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HIV 유행주의 유전자 변이와 역학과의 상관성을 규명하는 연구는 HIV 감염과 관련된 역학정보를 바탕으로 수행되어야 하지만 정확한 역학정보를 파악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다양한 요인을 고려한 복합적이고 심층적인 분석에는 제한점이 따른다. 앞으로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감염인의 정확한 역학정보와 숙주 및 바이러스 유전자의 정보를 기반으로 한 에이즈 코호트 연구의 활성화를 통해 체계적인 HIV 분자역학 연구를 수행해야 할 것이다.
Ⅳ.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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