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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건강과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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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년여성의 폐경관련 삶의 질과 갱년기 관리
- 작성일2013-08-06
- 최종수정일2013-08-06
- 담당부서감염병감시과
- 연락처043-719-7166
한국 중년여성의 폐경관련 삶의 질과 갱년기 관리
The Study of Menopause-related Quality of Life and Management of Climacteric
in a Middle-aged Female Population in Korea
국립보건연구원 생명의과학센터 심혈관․희귀질환과
임계윤
I. 들어가는 말
전 세계적으로 의학의 발전 및 생활여건의 개선으로 인해 기대수명이 증가하였으며, 특히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수명은 2000년 78.6세에서 2012년 84.0세로 증가하여 대부분의 여성들은 삶의 1/3 이상을 폐경 상태로 살아가게 되었다[1].
폐경이란, 여성에서 난소의 기능이 쇠퇴하여 정상적인 월경이 중지되는 현상 또는 시점이다(대한산부인과학회). 자연적 폐경은 병리적 원인을 동반하지 않으면서 무월경이 12개월간 지속되는 경우로 정의된다. 폐경 이전기(premenopause)에는 비교적 규칙적으로 월경을 하는 반면, 폐경 이환기 초반부에는 월경주기의 길이가 불규칙해지고 여포자극호르몬(follicle-stimulating hormone, FSH)의 농도가 난소호르몬의 농도 감소에 반응하여 증가하게 된다. 폐경 이환기가 진행되면서 월경주기가 사라지고 결국 배란이 끝나게 됨에 따라 월경도 종결된다[2]. 폐경이환기는 다시 폐경 이행기 전기(early menopausal transition)와 폐경 이행기 후기(late menopausal transition)로 나뉘는데, 폐경 이행기 전기는 월경 주기가 7일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 폐경 이행기 후기는 월경 간격이 60일 이상인 경우로 정의된다. 그리고 마지막 월경일로부터 1년이 지난 시점을 폐경이라 한다(Figure 1).
폐경 이환기는 여성이 40대 중 후반부로 진입할 때 보통 시작되고, 수년 간(보통 4-5년) 지속될 수 있다. 이러한 폐경 전후의 광범위한 기간을 갱년기라 한다. 최종 월경은 일반적으로 여성이 40-58세일 때 일어나며 40세 이전에 최종 월경을 겪은 경우는 조기폐경으로 본다. 여성이 폐경을 겪는 나이는 인종별, 국가별로 다양하다. 이탈리아, 이란, 슬로베니아, 미국에서는 평균폐경나이가 50- 51세로 보고되었고, 한국, 레바논, 싱가포르, 그리스, 모로코, 멕시코, 대만, 터키 등지에서는 평균폐경나이가 47-50세로 보고된 바 있다[2].
폐경은 노화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일부 여성들에게는 폐경이환기 및 폐경 후기에 걸쳐 동반되는 증상들이 일상생활의 유지를 방해 및 삶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3]. 갱년기에 일어나는 증상들로는 안면홍조, 야간발한, 비뇨생식기계 문제를 포함하여 불안, 우울, 인지기능 변화, 수면장애, 요실금 등이 있다[2]. 예를 들어, 김(1998) 등은 75.9%에 달하는 폐경기 여성들이 폐경기 증상 중 한 가지 이상은 경험하고, 그 중 25%가 의학적 치료를 요하는 증상이라고 보고한 바 있다. 폐경기 증상으로 인한 불편 뿐 아니라 폐경으로 인해 발생가능성이 증가하는 동맥경화증, 심근경색증, 골다공증과 같은 만성질환들은 장기적으로 중년여성들의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개개인의 건강상에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4].
최근 통계에 의하면 결혼, 육아 등으로 하락했던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40대 초반부터 다시 증가할 뿐 아니라 50-54세 여성이 노동시장에 진출하는 비율은 2012년에 62.3%로 2000년에 비해 7.0% 증가되었다고 보고되고 있다[5]. 2011년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40-50대 여성 취업자 수가 45.3%로 1995년 통계작성 이래 처음으로 20-30대를 추월했다는 보고도 있을 정도로 요즘은 40-50대 여성이 왕성한 경제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6]. 이렇듯 경제 및 사회 전반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중년 여성들의 삶의 질 결정에 갱년기 증상 및 그 관리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나 아직까지 관련 연구는 미흡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2012년 건강검진센터를 방문한 중년여성들을 대상으로 시행되었던 갱년기 여성건강조사의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 갱년기 여성이 겪는 폐경기 증상과 그로 인한 삶의 질, 그리고 갱년기 관리 실태에 대하여 분석하여 향후 한국 여성의 갱년기 관리 정책의 방향설정에 기초자료가 되고자 한다.
II. 몸 말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에서는 2012년에서 2013에 걸쳐 여성건강융복합연구의 일환으로 ‘폐경기 증상에 대한 행동 양식과 여성건강관련 실태 조사’를 학술연구용역사업으로 수행하였다. 조사대상은 2012년 강북삼성건진센터를 방문한 44-56세의 여성들 중 2,204명을 대상으로 폐경기에 대한 인식, 태도, 지식, 증상 및 삶의 질, 관리 실태와 더불어 다양한 인구사회학적, 질병학적, 심리적 요인들을 조사하였다. 폐경기 증상 및 삶의 질을 측정하기 위하여 Hilditch 등(1996)에 의해 개발된 ‘Menopause-Specific Quality of Life (MENQoL)’ 도구를 사용하였다. MENQoL은 혈관운동성(3문항), 심리사회적(7항목), 신체적(16항목), 성적 영역(3항목) 등 4개 영역에 이르는 삶의 질을 29가지 문항을 바탕으로 측정하는 자기기입식 문진양식으로 점수는 1-8점으로 계산되며 증상이 없는 경우는 1점, 있는 경우는 그 강도에 따라 2점(약함)-8점(강함)이 부여되어 점수가 높을수록 삶의 질이 나쁘다고 해석한다[7].
연구참여자들을 폐경 단계에 따라 나누어 보면 폐경 이전기가 36.8%, 폐경 이행기가 33.2%(폐경 이행기 전기 14.4%, 폐경 이행기 후기 18.8%), 폐경 후기가 30.0%로 비교적 고르게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경이 된 여성 663명 중 질병으로 인한 폐경이나, 40세 이전 조기 폐경을 경험한 여성을 제외한 524명의 평균 폐경 연령은 48.8±3.4로, 2011년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통계가 산출한 우리나라 여성 평균 폐경 연령인 49.4±5.1세와 비슷하였다[8].
연구대상자들의 MENQoL의 각 문항에 해당되는 증상의 유병률을 분석한 결과 가장 빈번하게 겪는 폐경기 증상들은 ‘기억력이 떨어진다(82.2%)’, ‘자주 피곤하고 쉽게 지친다(84.1%)’, ‘근력이 떨어진다(81.3%)’, ‘피부가 건조하다(84.7%)’, ‘외모, 피부결 또는 피부의 탄력이 변한다(82.6%)’이었다. 반면 가장 적게 겪는 페경기 증상들은 ‘밤에 땀이 난다(33.1%)’, ‘땀이 많이 난다(39.0%)’, ‘얼굴에 털이 난다(27.7%)’ 등의 증상들이었다. 평균점수가 높아 심하다고 여겨지는 증상들로는 ‘기억력이 떨어진다(4.06±1.90)’, ‘자주 피곤하고 쉽게 지친다(4.17±1.92)’, ‘피부가 건조하다(4.14±1.90)’ 등이었고, 반대로 평균점수가 낮아 상대적으로 덜 심각하다고 여겨지는 증상으로는 ‘얼굴에 털이난다(1.61±1.21)’로 나타나 이는 가장 빈번하게 또는 가장 적게 겪는 폐경기 증상들의 양상과도 어느 정도 일치함을 보였다.
Table 1에서는 가장 자주 나타나는 5가지 폐경기 증상의 유병률을 전체인구 및 폐경 이전기, 폐경 이행기, 폐경 후기 별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표에서와 같이 대부분의 증상들은 폐경 이전기에서 폐경 후기로 갈수록 그 유병률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자주 피곤하고 쉽게 지친다’, ‘피부가 건조하다’, ‘외모, 피부결 또는 피부의 탄력이 변한다’, ‘웃거나 기침을 할 때 나도 모르게 소변이 새어나온다’와 같은 증상들의 유병률은 폐경 이전기, 폐경이환기, 폐경 후기에 걸쳐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폐경 이전기에는 폐경이환기 및 폐경 후기에 비하여 일반적으로 증상의 유병률이 적게 나타나는 편이었으나, 폐경 이전기에도 상당히 높은 유병률을 보였던 증상들은 ‘기억력이 떨어진다(78.4%)’, ‘일하는 것이 예전 같지 않다(69.9%)’, ‘자주 피곤하고 쉽게 지친다(81.8%)’, ‘등, 뒷목 또는 머리가 아프다(72.3%)’, ‘근력이 떨어진다(77.7%)’, ‘지구력이 약해진다(73.4%)’, ‘활력이 떨어짐을 느낀다(75.1%)’, ‘피부가 건조하다(82.4%)’, ‘살이 찐다(71.1%)’, ‘외모, 피부결 또는 피부의 탄력이 변한다(81.1%)’가 해당되었다.
MENQoL로 측정된 폐경기 관련 삶의 질 점수는 혈관운동성, 심리사회적, 신체적, 성적 영역으로 나누어 구해볼 수 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삶의 질은 낮은 것으로 본다. 본 연구에서 연구참가자를 대상으로 삶의 질 점수를 각 영역별로 폐경기 상태에 따라 살펴본 결과, 혈관운동성, 심리사회적, 신체적, 성적 영역에 걸쳐 폐경 이전기에서 폐경 후기로 갈수록 삶의 질이 낮아지는 것이 보고되었다(Figure 2). 폐경 이전기와 폐경 이행기에 가장 낮은 삶의 질을 겪는다고 보고된 영역은 신체적 영역이었으나 폐경 후기 여성의 경우 성적영역의 점수가 다른 영역에 비해 높은 점수가 보고된 것으로 보아 폐경 후기 여성의 성 관련 삶의 질이 가장 낮음을 알 수 있다.
전체 연구참가자 중 폐경기 증상에 대한 교육/강좌를 들어보거나 정보를 얻은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9%였고, 그 중 65.4%는 관련 정보를 가족 또는 친구, 이웃으로부터 얻었다고 답하였다. 반면,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으로부터 관련 정보를 얻은 경우는 25.1%에 불과하였다(Figure 3).
연구대상자 중 폐경 관련 교육을 받은 비율을 살펴보았을 때, 폐경 이행기 후기로 갈수록 폐경 관련 교육을 받는 여성들이 많아지는 결과가 나왔다. 페경기 증상 관련 교육 또는 강좌의 출처를 폐경기 상태에 따라 살펴본 결과, 가족/친구/이웃 또는 텔레비전/라디오가 전반적으로 정보출처 순위 1, 2위에 들었다. 한편, 폐경 이행기 및 폐경 후기 여성들이 잡지/신문을 폐경관련 정보출처 3위로 올린 것에 비하여 폐경 이전기 여성들은 인터넷을 정보출처 3위로 들었는데, 이는 폐경 이전기여성의 경우 상대적으로 나이가 젊은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정보의 출처에 따른 폐경기 관련 지식 점수를 비교해 보았을 때, 텔레비전/라디오, 잡지/신문, 인터넷과 같은 매체로부터 지식을 얻었다고 답한 경우의 지식점수가 가장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보아, 최근 매체를 통해 전문의료진들이 해당 내용을 알기 쉽게 전달하는 프로그램들이 증가하면서 비롯된 결과라고 생각된다.
폐경 관련 정보 요구도를 조사한 결과, 85.2%의 연구참가자들은 폐경과 관련한 주요 질병에 대한 정보를 70.9%는 폐경기 관리를 위한 생활습관에 대한 정보를 알고자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Figure 4).
폐경기 관련 정보를 어디에서 얻고 싶어 하는지 조사하였을 때 의료기관/의료진이 71.2%로 나타나, 실제 폐경기 관련 정보를 가족/친구/이웃으로부터 65.4%가 얻고 의료기관/의료진으로부터 얻는 경우가 25.1%인 점을 고려할 때 실제 정보출처와 원하는 정보출처 간의 격차가 있었다.
연구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호르몬 치료 유무를 물어보았을 때, 7.5%가 호르몬 치료 경험이 있다고 응답하였으며, 이 중 경구제를 사용한 비율이 92.5%로 가장 높았다. 호르몬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한 연구참가자들 중 76%가 호르몬 치료가 도움이 되었다고 하였다. 호르몬 치료 경험이 있는 164명을 대상으로 호르몬 치료 결과 완화된 증상을 조사한 결과, 안면홍조 증상의 완화가 49.4%, 식은땀/발한 증상의 완화가 36.0%, 불면증/우울 증상의 완화가 23.2%였다.
III. 맺는 말
건강검진센터를 방문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본 연구에서 우리나라 갱년기 여성들이 겪는 폐경기 증상들 중 가장 빈번하고 심한 증상들은 ‘기억력이 떨어진다’, ‘자주 피곤하고 쉽게 지친다’, ‘피부가 건조하다’로 나타났다. 따라서 갱년기 관리는 개인의 사회환경적 요인에 따로 맞춤관리와 더불어 위와 같은 증상들에 대한 관리도 포함할 수 있도록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폐경 후기로 갈수록 삶의 질이 낮아지는 양상을 보이는데, 특히 폐경 이전기 및 폐경이행기 여성들에서는 신체적 영역의 삶이 질이 가장 낮은 반면 폐경 후기의 여성들은 성적 영역의 삶이 질이 가장 낮은 점을 고려하여 폐경기 증상 관리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할 때에 폐경 후기의 여성들과 그들의 성적 영역의 삶의 질 측면에 보다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
폐경기 관련 정보 출처와 그 관리에 대한 설문 결과, 매체로부터 지식을 얻은 경우가 상당히 많았고, 해당 여성들에게서 폐경 관련 지식 점수가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매체를 통한 폐경 관련 정보 전달이 비교적 효과적으로 되고 있다고 추측된다. 그러나, 매체에서 건강 관련 이슈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보도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올바른 정보 전달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노력이 필요하겠다. 한편, 갱년기 여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폐경관련 정보전달원이 의료기관 및 의료진인 것에 비해 실제 정보를 주로 얻는 출처는 여전히 가족/친구/이웃인 점에서 의료기관 및 의료진의 폐경관련 정보전달 측면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두드러진다. 또한, 갱년기 여성들이 특히 폐경과 관련하여 알고 싶어 하는 정보가 폐경 관련 주요 질병 및 폐경기 관리를 위한 생활습관에 대한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교육자료를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더불어, 갱년기 여성이 겪는 폐경기 증상은 다양한 만성질환과 겹쳐 나타나 그 증상을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폐경기에 접어든 여성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폐경기 증상 및 그 관리방법에 대한 안내가 필요하다. 또한 폐경기에 동반될 위험이 높은 만성질환의 예방 및 관리에 대한 교육 및 중재 프로그램도 이 시기에 요구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갱년기 여성들이 겪는 폐경기 증상들의 종류와 정도가 다르고 그 증상의 심각도가 증가하는 시점에도 개개인별로 차이가 있으므로 폐경기 상태별, 증상별, 심각도 별로 맞춤형 교육과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8]. 국립보건연구원에서도 본 연구결과 자료를 활용하여 국내 갱년기 여성의 폐경에 대한 인식 개선 및 적절한 건강관리를 위한 교육자료를 개발 중에 있으며 배포할 예정이다.
IV. 참고문헌
1. Yanikkerem E, Koltan SO, Tamay AG, Dikayak S. Relationship between women's attitude towards menopause and quality of life. Climacteric 2012;15:552-62.
2. Nelson HD. Menopause. Lancet 2008;371:760-70.
3. Poomalar GK, Arounassalame B. The quality of life during and after menopause among rural women. Journal of clinical and diagnostic research 2013(Jan);7(1):135-39.
4. 박형숙, 이윤미, 조규영. 중년여성의 갱년기 증상, 폐경지식과 폐경관리에 관한 연구. 여성건강간호학회지 2002;8(4):521-28.
5. 통계청, 2012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2012.
6. 서울시, 통계로 본 서울여성의 삶, 2011.
7. Chen Y, Lin SQ, Wei Y, Gao HL, Wu ZL. Menopause-specific quality of life satisfaction in community-dwelling menopausal women in China. Gynecological Endocrinology 2007;23(3):166-72.
8. 질병관리본부, 폐경기 증상에 대한 행동 양식과 여성건강관련 실태 조사 학술연구용역과제 최종결과 보고서,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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