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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급성 위장관염 중증도 평가법에 대한 비교 분석
  • 작성일2014-06-26
  • 최종수정일2014-06-26
  • 담당부서감염병감시과
  • 연락처043-719-7166
소아 급성 위장관염 중증도 평가법에 대한 비교 분석
Comparison among the Severity Scoring Scales in the Evaluation of Acute Gastroenteritis in Children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감염병센터 백신연구과,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소아과학교실
정혜숙, 김종현

Ⅰ. 들어가는 말


급성 위장관염은 아직까지 전 세계적으로 전체 소아 사망의 19%를 차지하는 매우 중요한 질병으로, 이들 사망의 대부분은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의 개발도상국에서 생기고 있다[1]. 급성 위장관염의 원인 병원체는 크게 바이러스, 세균, 기생충으로 구분되며, 위생상태가 좋아질수록 바이러스에 의한 비율이 증가하는데[2], 우리나라도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바이러스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3]. 소아기 급성 바이러스 위장관염의 대표적 병원체는 로타바이러스로 알려져 있었으나, 최근에는 로타바이러스 이외에 칼리시바이러스(노로바이러스, 사포바이러스), 아스트로바이러스, 장 아데노바이러스 등도 중요한 원인병원체로 간주되고 있다[4]. 특히 노로바이러스는 로타바이러스보다도 더욱 흔한 원인 병원체라는 보고가 늘고 있는데, 이러한 보고가 늘고 있는 원인으로는 분자생물학적 검사법의 발달과 로타바이러스 백신의 사용을 들 수 있다[5]. 급성 위장관염의 중증도(severity)를 평가하는 방법으로 설사, 구토, 발열, 탈수 등의 증상정도를 수치화한 Vesikari 척도(scale)[6], Clark 척도[7], 수정(modified) Flores 척도[8] 등이 있으며 이 중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Vesikari 척도와 Clark 척도이다. 이들 척도들은 평가하는 요소와 기준이 서로 달라 한 환자의 중증도를 평가할 때 각 척도마다 다른 중증도로 판단될 수 있다. 특히 현재 사용 중인 로타바이러스백신, 즉 로타릭스TM (Glaxo-SmithKline, Brentford, UK)와 로타텍Ⓡ (Merck Sharp & Dohme, Whitehouse Station, USA)의 허가 임상연구 시 적용되던 척도는 각각 Vesikari 척도와 Clark 척도로 척도가 서로 달라서 두 백신의 효능을 각 연구[9]에서 객관적인 결과로 직접 비교하는 것은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10] 이를 시도하여 혼란을 야기하는 경우도 있었다[11]. 이에 급성 위장관염으로 입원한 소아 환자들의 중증도를 위에서 언급한 각 점수 척도로 평가하여 각 척도간의 차이를 비교 확인하고, 원인 바이러스가 밝혀진 예를 따로 분류하여 원인 병원체에 따른 임상양상 및 중증도의 차이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Ⅱ. 몸 말

각 연구참여기관 소아청소년과에서 급성 위장관염으로 진단받아 입원한 5세 미만의 환자를 대상으로 서울특별시의 두 기관과 부산광역시, 인천광역시, 경기도,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의 각 한 기관씩을 포함하여 모두 8개 지역 9개 기관에서 2012년 5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전향적으로 수집한 임상자료와 검체를 Vesikari 척도, Clark 척도, 수정 Flores 척도를 이용하여 급성 위장관염의 중증도를 평가하였다(Table 1).

분변검체는 총 325개가 수집되었으나, 입원 직후 퇴원이 이루어져 정확한 경과를 알 수 없었던 경우가 47례, 설사가 주증상이어서 입원 시 급성 위장관염으로 진단되었으나 나중에 다른 진단으로 확인된 경우가 34례, 5세 이상 연령이 22례, 증례기록지가 없거나 실험을 위한 검체 부족인 경우가 각각 4례로 모두 111개의 검체가 연구대상에서 제외되었다. 연구결과, 최종적으로 자료 분석이 가능하였던 연구군 숫자는 총 214례(65.8%)로 남자가 131명(61.2%), 여자가 83명(38.8%)으로 남자가 더 많았으며, 연령층은 6개월 미만이 35명(16.4%), 6-23개월이 105명(49.1%), 24-59개월이 74명(34.5%)으로 6-23개월 연령이 가장 많았다. Vesikari 척도, Clark 척도, 수정 Flores 척도로 평가한 급성 위장관염의 중증도에서는 성별과 연령에 따른 차이는 모두 없었다(Table 2).

급성 위장관염 입원 환자의 중증도를 Vesikari 척도와 Clark 척도로 평가했을 때 Vesikari 척도로는 ‘비중증’과 ‘중증’이 각각 84명(39.3%), 130명(60.7%)이었고, Clark 척도로는 ‘경증’, ‘중등도’, ‘중증’이 각각 90명(42.1%), 119명(55.6%), 5명(2.3%)으로 두 척도간 일치율(kappa 값)은 0.521 (P <0.001)이었다. Clark 척도가 ‘중증’의 평가에 더욱 엄격하여 Vesikari 척도로는 ‘중증’인 경우가 60.7%이었던 것에 반해 Clark 척도로는 ‘중증’이 2.3%에 불과하였다(Table 3).

급성 위장관염 입원 환자의 중증도를 Vesikari 척도와 수정 Flores 척도로 평가했을 때 두 척도간 일치율은 -0.109 (P <0.001)로 매우 낮았다. 수정 Flores 척도의 ‘severe’를 ‘중등도’, ‘very severe’를 ‘중증’으로 간주한다면 Vesicari 척도에 비해 '중증'의 평가에 더욱 엄격하였다(Table 4).

급성 위장관염 입원 환자의 중증도를 Clark 척도와 수정 Flores 척도로 평가했을 때 두 척도간 일치율은 -0.091 (P=0.007)로 매우 낮았다. Clark 척도가 수정 Flores 척도에 비해 ‘중증’의 평가에 더욱 엄격하였다(Table 5).

검출된 바이러스 종류에 따른 급성 위장관염의 병원체 검출 양상을 보면, 총 214례 중 원인 바이러스가 검출된 경우는 93례(43.5%), 검출되지 않은 경우는 121례(56.5%)였다. 검출된 93례는 로타바이러스 33례(35.5%), 장 아데노바이러스 30례(32.3%), 노로바이러스 22례(23.7%)이었고, 로타바이러스와 장 아데노바이러스가 동시에 검출된 경우가 5례(5.4%), 노로바이러스와 장 아데노바이러스가 동시에 검출된 경우가 3례(3.2%)로 로타바이러스가 가장 많은 원인균이었다. 아스트로바이러스나 사포바이러스가 검출된 경우는 없었다. 로타바이러스 위장관염은 5월 이후로는 급속히 감소하였으나, 장 아데노바이러스 위장관염은 연구 기간 내내 꾸준히 발생하는 경향이었다(Figure 1).

병원체에 따른 임상양상은 원인 병원체가 검출된 93례 중 두 가지 바이러스가 동시에 검출된 8례를제외하고 단독으로 검출된 85례에 대해서만 분석하였다. 원인 병원체별 발생 연령은 차이가 있었는데(P=0.005), 장 아데노바이러스 위장관염에 이환된 경우의 평균 연령은 13.2±10.2개월로 다른 두 바이러스(로타바이러스 24.5±16.0개월, 노로바이러스 20.8±13.5개월)에 의해 이환된 경우보다 의미 있게 낮았다(P=0.002, P=0.025). 그러나 로타바이러스와 노로바이러스 간에는 차이가 없었다(P=0.368). 원인 병원체별 설사의 1일 최대 횟수 및 지속일은 모두 차이가 있었는데, 노로바이러스보다 아데노바이러스 위장관염에서 설사의 1일 최대 횟수가 더 많았다(P=0.021). 설사의 지속일도 아데노바이러스 위장관염이 로타바이러스(P=0.027)와 노로바이러스(P=0.005)에 비해 더 길었다(Table 6). 원인 병원체별 구토의 1일 최대 횟수 및 지속일은 모두 차이가 있었는데, 아데노바이러스보다 로타바이러스 위장관염에서 구토의 1일 최대 횟수가 더 많았다(P=0.021). 구토의 지속일도 로타바이러스 위장관염이 아데노바이러스에 비해 더 길었다(P= 0.031)(Table 6). 원인 병원체별 체온의 최대치 평균은 로타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노로바이러스 위장관염이 각각 37.98±0.92, 37.92±0.93, 37.91±0.81℃로 서로 차이가 없었다(P= 0.953).

병원체에 따른 중증도에서 세 가지 척도 점수는 원인 병원체별로 모두 차이가 있었으나 Vesikari 척도만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었고(P=0.034), 로타바이러스 위장관염이 노로바이러스에 비해 중증도가 더 높았다(P =0.03)(Table 7). 그러나 원인 병원체별로 중증도의 비율을 비교했을 때는 세 척도 모두에서 중증도에 차이가 없었다(Table 7).

Ⅲ. 맺는 말


  급성 위장관염으로 입원한 5세 미만의 소아를 대상으로 한 본 연구에서 급성 위장관염의 중증도를 Vesikari 척도, Clark 척도, 수정 Flores 척도로 평가했을 때 '중증'의 기준이 적용된 례의 비율은 척도간에 큰 차이가 있었다. 본 연구의 결과에서는 Clark 척도가 ‘중증’의 평가에 가장 엄격하여 수정 Flores 척도로는 ‘중증’인 경우가 94.9%, Vesikari 척도로는 60.7%이었던 것에 반해 Clark 척도로는 2.3%에 불과하였다. 다만 수정 Flores 척도의 ‘중증’을 ‘중등도’, ‘고중증’을 ‘중증’으로 간주한다면 수정 Flores 척도의 ‘중증’ 비율은 32.7%로 감소하게 되어 Vesikari 척도와 Clark 척도로 평가된 비율의 사이에 위치하게 된다. 더욱이 Clark 척도로 ‘경증’인 경우의 28.9%가 Vesikari 척도의 ‘중증’으로 평가되었다.

현재 급성 위장관염의 중증도 평가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은 Vesikari 척도와 Clark 척도이며 수정 Flores 척도는 보편적으로 잘 쓰이지 않고 있는데, 서로 다른 척도를 사용할 경우, 각 척도마다 평가 요소와 기준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같은 환자라도 중증도를 평가하는 척도의 종류에 따라 ‘경증’이 ‘중증’으로, ‘중등도’가 ‘중증’ 으로 정의될 수 있다[12].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현재 사용 중인 두 가지 로타바이러스 백신의 효능 연구에서 중증도의 평가를 서로 다른 척도로 ‘비중증’과 ‘중증’으로 정의하여 그 효능을 평가하였는데, 로타릭스TM는 중증도를 ‘비중증’, ‘중증’의 두 가지로 정의하는 Vesikari 척도를, 로타텍®은 ‘경증’, ‘중등도’, ‘중증’의 세 가지로 정의하는 Clark 척도[9]를 사용하였기 때문이다. 다만 Vesikari 척도를 Clark 척도와 같이 중증도를 셋으로 나누어 16점 이상을 ‘중증’으로 간주하면 두 척도간 상관관계는 조금 더 개선이 되기는 하나 Vesikari 척도의 ‘중증’ 기준에 만족 되는 55%만이 Clark 척도의 ‘중증’ 기준에 만족하는 정도이다[10].

본 연구에 의하면 로타바이러스 위장관염이 노로바이러스 위장관염에 비해 Vesikari 척도의 점수가 높아 좀 더 중하다 할 수 있겠으나 중증도의 비율에는 차이가 없었다. 로타바이러스 위장관염에서 구토의 1일 최대 횟수가 가장 많았고 구토의 지속일도 가장 길었으며, 장 아데노바이러스 위장관염에서 이환 연령이 가장 낮았고, 설사의 1일 최대 횟수가 가장 많았으며 설사의 지속일이 가장 길었다. 열의 최대치 평균은 병원체별로 차이가 없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연구의 진행 기간이 짧아 급성바이러스 위장관염의 계절별 호발시기를 모두 반영하지 못하고 각 병원체별 증례의 숫자가 많지 않아 병원체별 임상양상의 비교가 명확하지 못한 연구의 제한점이 있으나, 급성 위장관염의 중증도를 평가하는데 있어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Vesikari 척도, Clark 척도, 수정 Flores 척도를 동시에 비교하여 세 척도간의 차이를 직접 증명한 것에 의미를 가질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척도들 간의 차이가 있음으로써 각 연구자들이 선호하는 척도 하나만으로 중증도를 평가한 결과로는 다른 척도로 평가한 타 연구자의 결과와 직접적인 비교를 불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가장 바람직한 척도 하나만을 선택하여 백신의 효능평가 연구를 포함한 추후 모든 연구에 사용하는 약속을 하거나, 기존 척도들의 평가 기준을 종합한 새로운 척도를 만들어 추후 이 척도만을 사용하는 것일 수 있다. 또한 본 연구와 같이 모든 척도들의 평가기준을 미리 모두 조사함으로써 한 개체마다 각 척도의 중증도를 따로 평가한다면 직접적이고 객관적인 비교가 가능하리라 여겨진다.

Ⅳ.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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