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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생애주기별 알코올 관련 정보
  • 작성일2009-03-06
  • 최종수정일2012-08-25
  • 담당부서감염병감시과
  • 연락처043-719-7173

 

 미국의 생애주기별 알코올 관련 정보


5 year strategic alcohol plan across the lifespan

 

 국립보건연구원 생명의과학센터 난치성질환팀    


Ⅰ. 들어가는 말
   술 즉, 알코올은 중독과 인체의 각종 기관(器官)에 미치는 폐해 및 이로 인한 사회경제적 영향이 심각하여 세계 각국은 알코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관대한 음주문화를 배경으로 한 지나친 음주로 인해 한해의 손실비용이 15조(2000년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음주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에 있고 특히 20세 이상 고도 위험군 고도 위험군 : 1회 평균 음주량이 남자 소주 1병 이상, 여자 소주 5잔 이상을 섭취한 경우의 비율은 2005년 기준 전체 인구의 26%에 이를 정도로 높아 적극적인 관리가 절실히 요구되는 실정이다[2]. 더군다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알코올에 대해 감수성이 높은 알코올 대사효소의 유전적 변이(SNP ; 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를 지닌 빈도가 높아 알코올에 의한 손상 및 폐해가 더욱 크다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주는 실질적인 건강문제로 인식되지 못하고 개인의 단순한 습관적 행동으로 방치되고 있어 그 피해가 점점 증가해 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본 고에서는 과학적 근거에 입각한 알코올의 최신 지식과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알코올에 대한 인식 전환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Ⅱ. 몸 말


  음주는 한 개인의 유전적 특성 및 그 사람이 접하는 환경적 요소가 중요하다고 인식되고 있으며 대부분의 경우, 유전적 요소 상호간 또는 환경적 요소들과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통해 한 개인의 음주행태, 알코올중독 및 알코올 사용장애 알코올 사용장애(AUD, alcohol use disorders) = 알코올 남용 (alcohol abuse)+알코올 의존 (중독, alcohol dependence)의 위험이 결정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30 년간의 알코올 연구에 의하면 알코올중독에 빠지는 위험에는 유전적 요소가 약 60%를, 환경적 요소가 나머지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인간의 생리작용과 행동양식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일생전체를 거쳐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으며, 이런 변화는 음주행태(음주량과 음주횟수)와 음주습관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생애의 각 주기별로 알코올이 어떻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지식은 알코올남용 알코올 남용 : 지나친 음주로 개인, 가족, 직업 폐해에도 불구하고 절제하지 못하는 상태, 알코올중독 알코올 중독(의존) : 습관성 음주로 조절능력을 상실하고 대인, 직업 능력의 손상과 기능장애가 동반되는 만성질환의 발생 및 금단 증상이 있으나 끊지 못하는 상태을 비롯한 여러 알코올 문제의 예방, 진단, 치료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 고에서 소개하고자 하는 미국 국립알코올연구소(NIAAA: National Institute on Alcohol Abuse and Alcoholism)가 최근 발간한 생애주기(태아기, 청소년기, 청년기, 중·장년기, 노년기)에 따른 과학적 근거 기반의 알코올 관련 정보는 큰 의미가 있다 하겠다.


1. 태아기

  생명의 가장 초기단계인 태아기의 유전자 발현속도는 빠르면서도 분화단계에 맞춰 정확히 발현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태아기는 특히 기형유발물질(teratogen)로 알려진 알코올의 악영향에 대단히 취약한 시기로 알려져 있다. 알코올에 의해 신생아 출생시 초래되는 결함을 지칭하는 태아알코올스펙트럼장애(fetal alcohol spectrum disorder ; 이하 FASD)는 경미한 상태에서부터 심각한 수준에 이르기까지 그 증상이 다양하며, 결함의 심각성은 임신중 알코올에 노출된 시기, 방식, 및 섭취한 알코올의 양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FASD의 가장 심각한 상태인 태아알코올증후군(fetal alcohol syndrome ; 이하 FAS)의 경우에는 두개골과 안면의 기형, 성장 장애, 그리고 정신지체를 일으킬 수 있는 신경계 손상 등이 나타나고, 보다 경미한 증상의 부분 FAS(partial FAS)의 경우에는 안면기형과 신경발달의 결함은 보이지만 성장에는 결함을 보이지 않는다. 이 밖의 FASD로서 FAS의 신체적 결함은 보이지만 전반적인 징후가 없는 알코올 관련 선천성 장애(alcohol-related birth defects ; 이하 ARBD)와, FAS의 안면기형과 신체적 결함은 보이지 않지만 신경행동 측면에서는 FAS의 특징과 일치하는 알코올 관련 신경발달장애(alcohol-related neurodevelopmental disorder ; 이하 ARND) 등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FAS를 갖고 태어난 어린이 또는 성인은 비가역적인 신경생물학적 결함으로 인하여 운동조절, 사고 및 행동기능 조절 등의 저하가 초래되고 이로 인해 학습 불능, 주의력 결핍, 학교교육 실패, 태만, 범죄행동 등이 2차적으로 수반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임신기 동안의 알코올 섭취는 향후 알코올 사용장애 또는 마약 등의 약물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위험인자로도 알려져 있다. FAS 와 FASD 환자의 두뇌영상 또는 신경행태 연구결과에 의하면 뇌 중에서도 frontal cortex, hippocampus, corpus callosum, anterior vermis 와 같은 소뇌 부분이 특별히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 임신중 음주는 자연유산, 조기출산, 사산, 영아돌연사증후군(sudden infant death syndrome ; 이하 SIDS) 등의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역학조사 결과도 알려져 있다. 역학연구를 통한 FAS 및 FASD의 유병율을 살펴보면 Table 1과 같다.

  임신중 음주가 FAS 와 FASD의 중요한 위험인자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의 양이 문제시 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미지수로 남아있다. FASD 발생은 임신부의 호르몬 상태(특히,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hypothalamic- pituitary-adrenal ; 이하 HPA) 축의 호르몬), 영양상태, 연령, 출산 경력, 음주 횟수 등의 많은 요소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유전적 요소로서는 알코올의 첫 번째 산화대사에 관여하는 알코올 탈수소효소(alcohol dehydrogenase) 유전자에 ADH1B*2 와 같은 특정 유전변이체가 산모나 태아에게 존재하게 되면 FAS의 위험을 감소시키고, ADH1B*3이 존재하게 되면 ARBD와 관련된 신경발달 이상의 위험성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동물모델 연구에 의하면 임신중 과음과 폭음에 해당하는 양의 알코올은 발생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Pax6, Otx6, Sox3, NCAM, TBX5, VAX2 등과 같은 조절인자의 발현감소를 초래하여 FAS 또는 FASD 발생에 관여하는 것으로 제시되고 있고, 실제로 다양한 증상의 FAS에서 이러한 유전자들의 발현 이상이 관찰되고 있다. 이러한 이상의 근간이 되는 발병 기전으로는 활성산소(reactive oxygen species ; 이하 ROS)와 활성질소(reactive nitrogen species ; 이하 RNS) 생성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항산화작용을 하는 비타민 C를 섭취케 한 경우, 이상소두(microcephaly) 기형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성장장애를 억제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ROS 또는 RNS의 제거를 담당하는 카탈라제(catalase)나 peroxiredoxin 5(PRDX5) 유전자를 과발현 시키면 알코올에 의해 초래되는 발생 결함을 억제시키는 동시에 억제된 Pax6 및 그 밖의 주요 발생 유전자의 발현을 회복시켜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포사멸작용(apoptosis)은 발생의 특정 단계의 특정 부위에서 특정 역할을 끝마친 세포를 제거함으로써 정교한 기관(organ)의 형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데 알코올 섭취로 인한 활성산소의 과다 생성은 비정상적인 세포사멸을 유도함으로써 정상적인 기관 형성 및 발생에 큰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태아 발생기에 일어나는 태아 프로그래밍(fetal programming)에는 HPA 축(axis) 형성과 스트레스에 대한 HPA의 반응 등이 포함되어 있는데, 임신중 음주를 하게 되면 HPA 축의 재프로그래밍(reprogramming)을 통해 스트레스 호르몬을 지속적으로 증가시킴으로써 행동, 인지, 감정, 생리, 대사 및 면역 기능 등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출산 전 태아에 대한 영향뿐만 아니라 출산 후 산모의 비정상적인 행동으로 인한 산모-영아 사이의 비정상적인 상호작용은 후생유전(epigenetics)을 통해 특정 유전자의 발현 이상을 초래하게 된다. 또한, 임신중 음주는 24시간 생체리듬주기를 교란시켜 발생과정의 이상을 초래함으로써 수면장애와 정신과적 이상과 같은 고질적인 악영향을 일으키게 된다.

  많은 신경전달물질 중에서 NMDA(N-methyl-D- Aspartate) glutamate 조절시스템이 임신중 음주에 의해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동물실험 결과 임신 8주째 알코올을 섭취시키면 NMDA 수용체(receptor)인 NR2B 수용체 발현은 감소한 반면, NR2A 수용체의 발현은 증가함으로써 최종적으로 학습장애를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밖에 태아기의 알코올 섭취는 세로토닌(serotonergic) 조절시스템 및 아세틸콜린 (acetylcholine) 조절시스템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임신 중에는 완전히 금주시키거나 이미 알코올에 노출되었다면 이로 인한 손상을 최소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1990년 중반부터 임신한 여성의 위험정도에 따라 FASD 예방을 위한 세가지 접근방법이 제시되고 있다. 이 세가지 접근법에는 첫째, 유흥주점, 대중매체를 통해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임신중 음주의 악영향을 교육·홍보하는 보편적 예방과 둘째, 임신중 음주를 하거나 평상시에 폭음을 자주 하던 특별 위험 그룹을 대상으로 교육·홍보하는 선택적 예방조치, 그리고 마지막으로 폭음이 빈번하고, 알코올 중독자로 진단을 받거나, 이전에 FASD 경험이 있는 개인을 대상으로 특별교육을 실시하는 예방법 등이 있다.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FAS 또는 FASD를 가진 영아나 어린이를 식별해내는 것이 필요하지만 뚜렷한 생물학적 지표(biomarker)가 없고, 비선별적이고 애매한 증상, 손상 정도와 손상 시기의 차이, 알코올 반응과 회복력의 개인별 차이, 뇌 발달의 전체적인 복잡성과 가변성 등의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하여 그 진단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군다나 FAS의 경우는 성장해 가면서 신체적 증상이 완화되고, FASD의 경우에는 성장 단계에 따라 행태적 증상이 변화하기 때문에 사춘기 이상의 시기에서 진단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지게 된다. 이때문에 생물학적 지표가 없이 얼굴 형상의 이미지화를 통한 진단이 시도되고 있다.


2. 청소년기

  12-17세 연령에 해당하는 청소년기는 생물학적, 신체적, 사회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게 되는 시기로 많은 요소들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된다.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이 시기에 음주를 시작하게 되고 일부는 알코올 사용장애와 같은 알코올 문제를 경험하게 된다. 청소년기의 시작은 사춘기의 시작과는 생물학적으로 구별되며, 통상적으로 성인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이 부여되면서 그 시기가 끝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 100년을 관찰해 볼 때 사춘기의 시작과 관련된 내분비의 변화는 보다 어린 나이에 일어나는 반면, 직업을 갖고 배우자를 만나고 부모가 되는 등 성인으로서의 역할 담당은 점점 늦어지면서 청소년기가 길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청소년기는 인체의 모든 장기가 가장 건강한 집단임에도 불구하고 음주 등을 포함한 각종 위험한 행위가 활발하여 비교적 높은 사망률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21세 이하 인구에서는 알코올이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하며, 알코올 기인 살인, 자살, 부주의, 손상, 교통사고 등 음주와 관련된 직·간접적인 결과가 이에 속한다. 또한, 이 시기에는 사회화와 함께 음주에 대한 욕구도 증가되는데 이때 음주는 정상적인 성장발달에 악영향을 미치는 동시에 활발한 성장발달에 의해 알코올 섭취가 영향을 받기도 한다. 13세 이하의 음주는 청소년기의 음주를 증가시키는 위험인자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성인이 되어서도 알코올 문제 발생의 위험인자로 작용하게 된다. 청소년기의 두드러진 문제는 폭음의 빈도가 높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대부분의 음주하는 청소년들이 폭음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소년기는 빠른 성장과 신체적 변화가 많은 시기로 특히, 뇌의 성장 발달은 청소년기와 이후 20대 중반까지 지속되기 때문에 청소년기의 음주는 청소년기 뿐만 아니라 청년기에까지 지속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제한된 연구이기는 하지만 알코올은 청소년기에 정상적인 뇌 발달에 악영향을 미쳐 신경생리와 이와 관련된 행동작용에 이상을 초래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영상(imaging)을 이용한 연구에 의하면, 학습과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의 해마(hippocampus)의 크기를 비교했을 때 어린 나이에 음주를 시작한 청소년이 늦은 나이에 음주를 시작한 청소년에 비해 그 크기가 작은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청소년 알코올 치료에 있어 기억부분이 공통적으로 문제시되는 것과 서로 일치한다.

  현재 청소년 음주문제에 대한 접근은 환경적 접근과 개인적 접근이라는 두가지 방법��� 택하고 있다. 환경적 차원에서는 청소년들의 알코올 접근 용이성과 음주기회를 줄이고, 법적 최소 음주연령을 어겼을 때의 벌칙을 강화하며, 청소년 음주에 대해서는 지역사회에서 관용을 베풀지 않는 등의 다양한 노력을 동원하여 학교, 가정, 지역사회가 함께 하는 종합적인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있다. 개인 차원에서는 음주를 부추기는 많은 유혹에 좀더 잘 저항할 수 있도록 알코올에 대한 지식 및 정보를 습득하고 동시에 알코올에 대처하는 태도와 기피하는 기술 등을 향상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특히, 부모가 자식의 음주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는 인종과 민족의 차이에 상관없는 공통적인 사실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가족차원의 예방으로는 자녀와의 대화를 통해 미성년자의 음주에 대한 위험을 인지시키고, 부모의 기대를 명확히 하며, 음주에 대한 규칙과 벌칙을 정하는 것과 함께 자녀들의 생활을 감시하도록 부모들을 격려하는 방법이 있다. 또 다른 개인차원의 예방으로는 인터뷰를 통해 음주 동기를 조사하여 음주로 인한 교통사고, 사회적·법적 문제 및 음주손상 등의 발생을 낮추는 방법을 들 수 있다. 이 시기의 청소년들에게는 전통적인 음주자 자조모임 등은 별 효과가 없기 때문에 청소년기의 알코올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주의와 함께 적절한 대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또한 알코올남용 치료를 받는 청소년들은 한 가지 이상의 약물 사용장애를 동시에 가지고 있어 또다른 신경과적인 합병증을 수반하는 경우가 많다. 알코올중독 치료를 받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신경정신과적 진단 및 구조 영상분석을 실시해보면 신경기능 및 구조에 결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또한, 알코올에 의한 급성 및 만성 영향과 관련해서 청소년의 뇌가 성인의 뇌에 비하여 다소 취약한 것에 대한 의문은 아직도 미지수로 남아 있다. 청소년기에 발생하는 내분비계의 많은 변화는 알코올 관련 문제 발생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생식호르몬, 스트레스 호르몬과 사춘기 후반에 나타나는 음주 및 알코올중독의 성별 차이 등에 대한 상호간의 상관관계를 규명하는 것이 중요한 연구 분야라 하겠다.


3. 청년기 (18-24세)

  18-24세 연령에 속하는 이 시기는 청년기를 정의하는 많은 요소들에 따라 18-24세 시기와 25-29세 시기로 세분화할 수 있다. 18-24세 시기의 청년들은 생애주기의 다른 시기에 비해서 습관적 과음 또는 고위험 음주자의 발생율이 가장 높을 뿐만 아니라 알코올중독을 포함한 알코올 사용장애자 수가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이 시기의 흥미로운 점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상적인 알코올중독 치료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위험한 음주행태로부터 벗어나는 반면, 일정 소수의 사람들이 이러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지속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차이가 어떤 요인에 의한 것인가를 밝힐 수만 있다면 향후 효과적인 알코올 예방과 치료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이 시기에 해당하는 거의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그들 자신을 문제성 음주자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스크리닝 방법을 통해 이들을   발굴해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학생의 경우에는 교내 건강센터를 통해 간단한 스크리닝 방법으로 고도위험군을 가려낼 수 있고, 이들 고도위험 학생집단에 대해서는 간편한 동기부여방식에 기초한 중재(intervention)가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 시기의 군인집단을 위한 알코올 전략으로는 알코올에 대한 접근 용이성을 낮추고 가격, 음주유혹 등의 조절 및 개인의 책임감과 건강에 대한 의식을 강화시키기 위한 제도화된 정책을 펴고 있다. 학교나 군대와 같이 이용할 수 있는 건강증진센터 등의 혜택이 없는 이밖의 집단들은 알코올 관련 합병증에 걸리기 쉽기 때문에 예방적 차원의 중재의 주요 대상이 되며 특별한 주의를 요한다.


4. 중·장년기 (30-59세)

  다른 생애주기보다도 30-59세 연령에 속하는 중·장년기는 알코올 남용 및 중독에 의한 만성질환 발생이 압도적으로 많은 시기이다. 알코올중독 이외에도 알코올성 간질환, 알코올성 췌장염, 각종 암(식도암, 후두암, 대장암, 유방암, 간암), 알코올성 심근증을 포함한 심혈관계 질환, 알코올성 뇌질환(알코올성 치매), 내분비 및 면역계에 대한 악영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시기이기도 하다.

  Table 2에서는 알코올과 관련있는 질병과 각 질병에 대한 알코올기여지수(alcohol attribute factor ; 이하 AAF)를 보여주고 있다. AAF란 특정 질병의 발생과 진행의 원인인자 또는 특정 유형의 손상을 일으키는 알코올의 상대적인 중요도를 의미하며, 암의 경우 25-75%의 범주에 해당하고, 교통사고의 경우에는 40% 이상이 알코올에 의해 관여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Table 2).

  알코올은 많은 병리기전을 통해서 각종 질환의 발생에 관여하기 때문에 이러한 기전을 규명하고 이해하는 것이 질병의 예방과 치료법 개발의 근간이 된다 하겠다. 알코올에 의한 병리기전으로는 알코올 자체 또는 알코올대사산물에 의해 다양한 병리적 환경이 조성됨으로써 정상 대사경로의 교란을 초래하여 특정 질병발생의 여건을 조성하는 것, 보다 직접적으로 소장 점액층의 투과성을 증가시켜 세균의 endotoxin인 lipopolysaccharide(LPS)가 순환기계로 들어가게 함으로써 알코올성 간염, 간경화 및 간암의 원인이 되는 것, 알코올 산화대사의 중간산물인 아세트알데하이드 (acetaldehyde)가 다양한 단백질과 반응하여 유도체를 형성해서 정상적인 생리기능을 방해하는 것, 알코올 대사시 cytochrome P450 과 마이토콘드리아의 산화적 호흡망을 통해 발생된 활성산소가 글루타치온(glutathione)과 같은 항산화제의 고갈을 일으켜 산화적 손상을 일으키는 것, 그리고 알코올이 아세트알데하이드와 아세테이트로 산화되는 대사과정에서 nicotinamide adenine dinucleotide (NAD+)가 NADH의 환원형태로 전환되는데 이러한 산화·환원 상태의 비율 변화가 유전자 발현의 이상을 초래하여 질병발생에 관여한다는 것 등이 있다. 알코올 대사 중 산화과정을 도식화하면 Figure 1과 같다.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과음을 하게 되면 인체의 많은 주요 기관 및 계통에 질병을 유발하게 되는데 이중에서 알코올성 간질환이 알코올로 인한 사망원인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음주로 인해 간에 생기는 다양한 이상병변을 총체적으로 알코올성 간질환(alcoholic liver disease)이라 일컬으며 여기에는 지방간, 알코올성 간염, 알코올성 간경화 등이 포함된다. 이 밖에 다양한 화학물질, 세균, 바이러스 등도 간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알코올 섭취는 간염바이러스에 의한 간질환의 진행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C형 간염바이러스(HCV)에 감염된 사람이 음주를 하게 되면 분명히 간경화의 위험이 높아지는데, 그 원인으로 음주와 HCV 감염이라는 두 가지 위험 인자가 더해지는(additive) 효과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감염 위험인자들의 상호 상승작용(synergistic)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까지 불분명하다. 또한, 음주량에 있어서도 바이러스에 의한 간질환의 진행을 촉진시키는 기준량이 어느 정도 되는지가 의문으로 남아 있다. 과음하는 사람들 중 약 15-20% 에서만 간질환이 발생하는 것을 볼 때 알코올 이외의 유전적 요소도 간질환 발생에 관여함을 시사해주고 있다. 이러한 유전적 요인으로 CYP2E1의 돌연변이인 c2 대립인자(allele)가 존재하게 되면 간질환의 발생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ADH1C*1 또는 ADH1B*2 대립인자를 지닌 사람은 적당량의 음주에도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밖에 m2/m2 CYPA1 유전형과 알코올성 간경화 발생 사이에, 그리고 Val/Val glutathione S-transferase 변이와 만성 췌장염 발생 사이에도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한편, 적당한 음주(남성은 하루에 2잔 이하, 여성은 하루에 1잔 이하)는 심혈관질환, 제2형 당뇨병, 치매, 허혈성 뇌졸중 등의 발생을 어느 정도 보호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러한 보호 또는 이로운 효과가 어떤 분자기전에 의한 것인가를 알게 되면 이들 질병의 치료제 개발을 위한 중요한 분자 표적을 발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중·장년기의 많은 사람들이 알코올 치료를 받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행동치료 또는 약물과 병행한 행동치료 등이 알코올중독으로부터 벗어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소수의 예외는 있지만 치료 모델이 서로 다름에도 불구하고 효과는 비슷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청년기에서와 같이 중·장년기에도 고도위험자 또는 알코올중독자들이 알코올 치료를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연적으로 절주나 금주를 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들은 알코올 의존성이 경미하거나, 정신과적 합병증이 덜하고, 금주에 대한 강박감이 덜하며, 사회적 친분이 많은 등의 특성을 지닌 사람들의 범주에 속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종합적인 고찰과 이해는 알코올 치료를 받지 않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적절한 중재 방법의 개발이나 자연치유 기간을 단축시키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알코올 예방 및 치료법 개발을 위해서는 자발적이거나 또는 특별한 알코올 치료를 받거나 간에 자신의 음주행태를 바꾸기 위한 동기부여에 필요한 개인적 특성, 매개체, 환경적 요소들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필요하다.

  지난 여러 해 동안 알코올중독 치료는 거의 행동치료에 의존해 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알코올 남용의 약물치료제 개발을 위한 많은 노력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현재 다이설피람(disulfiram), 날트렉손(naltrexone) 그리고 아캄프로세이트(acamprosate)가 미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에서 인가된 상태이며, 바클로펜(baclofen), 리모나벤트(rimonabant), 그리고 메만틴(memantine) 등이 알코올 남용의 유력한 치료제로서 현재 안정성 및 효능평가 중에 있다.

  음주 및 음주로 인한 조직손상의 정도를 파악하고 치료의 성과를 판별하기 위해서는 생물학적 지표의 동정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러한 대부분의 생물학적 지표들은 선택성과 민감성이 떨어지거나 짧은 반감기를 지니고 있어 이러한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의 발굴이 시급하다. 최근 유전체의 염기서열분석기술 및 방식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하여 개인의 독특한 유전정보 및 증상의 특성에 맞는 개인 맞춤형 약물치료가 곧 도래할 것으로 본다. 최근 연구결과에 의하면 opioid mu receptor의 A118G(Asn40Asp 치환) 위치의 단일염기변화(SNP : 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의 차이가 알코올중독 환자들의 날트렉손(naltrexone)에 대한 반응, 알코올중독의 가족력, 술 취함, 알코올에 의한 흥분과 침잠 등의 특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도파민 DRD4 L 대립인자(직렬 반복단위체인 VNTR이 7개 이상 반복)를 가진 알코올환자를 올란자핀(olanzapine)으로 치료하게 되면 알코올에 대한 갈망을 줄이는 반면에, DRD4 S에 대한 대립인자를 지닌 환자에서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5. 노년기

  노화는 알코올 관련 건강문제에 있어서 노인에게 발생하는 다양한 변화와 연관이 크다. 대체로 노인들은 다른 시기에 비해서 음주를 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노인들의 알코올문제는 곧 국가적 보건문제로 등장할 것이 예견되고 있다.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음주하는 노인들의 숫자도 증가할 것이며,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신세대가 구세대에 비하여 더 많이 음주하는 경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어 현 인구집단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들이 지속적으로 더 많은 음주를 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60세 이상 노년기에는 특히 알코올 관련 문제에 더 특별한 주의를 요하는데, 신체가 노화되면서 알코올 대사속도가 느려지고 그만큼 알코올 및 중간대사물질이 체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노년기에는 뇌졸중, 고혈압, 신경퇴화, 기억력 상실, 기분 저하, 인지 및 감정문제 등의 다양한 증상을 더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알코올 섭취로 인해 이들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고 복용하는 약물과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생명을 위협하는 등의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또한, 노년층은 각종 질병으로 인하여 많은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알코올 섭취는 약물치료의 효과를 감소시키는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 한편, 노년기는 생애주기의 다른 연령층에 비해 알코올 치료에 대하여 긍정적인 자세를 보이며, 특히 동년배로 구성된 집단으로 치료할 때 특히 적극적이기 때문에 효과 측면에서는 보다 좋을 수 있다. 실제로 인지행동치료 및 단체가족치료가 노년층의 환자에서 효과적임이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알코올중독 치료를 위한 약물치료는 상대적으로 효과가 적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노년층에게는 알코올 사용장애를 치료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으로 교육이 제시되고 있는데 이는 많은 노인들에게 알코올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음주를 처음 시작한 시기가 중요한데, 늦게 음주를 시작한 노인들이 일찍 음주를 시작한 노인들에 비해 치료에 보다 더 적극적이고 그 결과도 좋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Ⅲ. 맺음말

  이상에서 우리는 생���주기의 각각의 특성에 입각하여 알코올이 생애주기 각 시기에 어떻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또한 생애주기 각 시기에 따라 음주행태가 어떻게 어떠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지  등을 살펴보았다. 그러나 알코올에 의한 많은 문제점들은 유전적 요소와 환경적 요소들의 상호작용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본 고에서 소개한 미국의 생애주기별 알코올 전략계획을 다음의   몇 가지 관점에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민족간에는 어느 정도의 유전적 다양성이 존재하게   마련인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미국사람들에 비하여 알코올에 대한 감수성이 높은 알코올대사 유전자의 변이를 가진 인구의 빈도가 높고 이로 인해 알코올에 대하여 더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이런 유전적 특성이 알코올중독의 발생을 억제하는데 기여하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우리사회에 술 권하는 관대한 음주문화가 오랫동안 뿌리 깊게 자리해오면서 이들 집단에 대한 사회적 주의와 보호가 간과되어왔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하겠다. 두번째로, 생애주기 각 시기에 대한 정의 및 해당 연령은  각 국가의 사회문화적 배경과 관습 등에 의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이 글에서 기술한 5개의 시기와 연령을 우리나라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밖의 기본적인 인체 생리의 변화에 따른 알코올에 대한 영향 및 알코올과 인체생리의 변화 및 환경과의 상호작용 등에 대한 지식은 분명히 우리가 각 단계별로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하고 어떻게 대처해가야 하는 지에 대한 훌륭한 길잡이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 끝으로 우리 민족의 유전적 특성과 사회문화적 환경에 적합한 효율적인 알코올 전략의 수립을 위해서는 충분한 과학적 근거의 확보가 요구되는데 이를 위해서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알코올 관련 연구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Ⅳ. 참고문헌
  1. 2006년 보건복지부 『파랑새플랜 2010』알코올 종합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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